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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5 충청도

보은- 법주사 팔상전

by 만선생~ 2025. 6. 20.

 
 
 
전설의 쿵후 스타 이소룡은 법주사 팔상전을 돌아보고 영화 “사망유희”의
스토리를 구상했다고 한다.
층마다 강한 상대가 있어 이들을 모두 격파하며 올라간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최후의 상대는 맨 꼭대기 층의 압둘 자바였다.
이소룡은 무려 50센티 이상 차이나는 농구스타 출신의 압둘 자바를 쓰러뜨린 뒤
법의 심판을 받기 위해 경찰서로 향한다.
이소룡은 무술 뿐 아니라 그림에도 소질이 있어 자신의 구상을 스케치로
남기곤 했는데 팔상전 스케치도 그 중 하나다.
언젠가 팔상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내용보다는 낮게 깔린 성우의 목소리가 참 인상적이었다.
2017년 6월 17일.
동료작가들과 함께 법주사 팔상전을 찾았다.
규모는 생각만큼 크지 않았지만 상승감과 안정감을 주는 멋진 건물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내부가 뻥뚫린 탑이다.
거대한 불상이 모셔져 있는 금산사 미륵전과 달리 팔상전 내부는 부처의
일생을 기록한 그림과 작은 불상들이 모셔져 있었다.
기둥은 천정까지 두 개의 나무를 덧대 올렸는데 참 잘 짜 맞췄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이한 점은 팔상전의 팔자가 여덟 팔자가 아닌 깨트릴 팔捌자 였다.
집에 와 옥편을 뒤져보니 그렇다.
한자를 좀 아는 편이라 자부했었는데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한자는 몇 만자에 이르고 내가 아는 한자는 기껏 몇 천
자밖에 되지 않는다.
그 것도 읽기만 할 뿐 쓸 줄은 모른다.
생각하니 하루면 다 익힐 수 있는 한글 대신 저 어려운 한자를 생활문자로
사용했던 조선의 양반들의 노력이 참으로 눈물겹다.
어려운 문자로 일반 백성들이 지식과 정보를 나누어 가질 수 없도록 한
그들의 조치가 결국은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망국으로 치닫게 했다.
논리의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조선은 한자를 써서 망한 나라임이 분명하다.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려는 행태는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하다.
의사들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로 환자들의 접근을 차단한다.
카르텔을 만드는 방법이다.
팔상전 밖으로 나와 돌아보니 팔상전은 렌즈에 쌍사자 석등 보호각과
함께 담았을 때 가장 멋있었다.
 
2017.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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