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전 한 출판사에서 기획물 작업을 맡아 그렸던 후배.
책이 나오자 후배 어머니는 아들 책이라며 40권을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사람 노릇 못하던 아들이 책을 낸게 얼마나
기뻤으면.
어머니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나 또한 판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 인터넷 서점에 리뷰를 써주었다.
책이 잘 팔려 인세로 기본생활을 해가며 창작을 계속 해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하지만 책은 기대와 달리 팔리지 않았다.
한 인터넷 서점에서 표기하는 판매지수가 세 자리를 넘지 못했다.
어제다.
산에 가고 있는데 단톡방에 ‘**출판 인세로 50만원 입금’이란 문장이 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소 뒷걸음 치다 쥐를 잡은 격인가?
아. 이럴 때 쓰는 표현은 아닌가?
아무튼 몇 분 뒤 축하해 주려고 닫았던 단톡방을 열어보니
후배의 글이 올라와있었다.
출판사에서 통장에 돈을 잘못 보내 계좌로 되돌려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허무했다.
순간 영화 하녀의 카피가 생각났다.
김기영 감독의 영화를 임상수 감독이 리메이크한 바로 그 영화.
“줬다 뺏는 건 나쁜 거잖아요”
참으로 잘 만든 카피였다.
영화와는 별 상관없는 내용이지만 영화를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기엔 충분했다.
후배는 모처럼 들어온 돈으로 카드값을 메꾸려했다고 한다.
참으로 잔인한 유월이다.
2019.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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