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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국내

항마촉지인 降魔觸地印

by 만선생~ 2023. 12. 2.
 
 
만화수업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는 부처님을 뵈었다.
항마촉지인 뿐 아니라 전법륜인 등의 자세를 하고 있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부처님은 탑의 하단부 네 면에 부조 새겨져있다.
화강암의 질감이 느껴진다.
설명문을 읽으니 탑양식으로 보아 고려초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한없이 부드러운 자태에 온화한 미소.
중생구제를 위해 법력을 펼치시는 부처님의 모습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내 마음을 비추는 잔잔한 물결이었다.
무수히 많은 돌가루를 맞으며 정을 두드리던 고려 석공의 마음은 어땠을까?
모르긴해도 부처님의 마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을 것 같다.
어쩌면 부처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저토록 자애로운 부처의 모습을 조각해 낼 수 있단 말인가!
부처님이 새겨진 탑은 양평 지평초등학교 안 구석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 뒷산에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것을 1941년엔가 여기 학교로 가져왔다고 한다.
90몇년엔 복원을 했는데 새 화강암을 써서 참으로 부조화스럽다.
차라리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뒀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천년이 넘는시간 속에서도 부처님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발길을 돌리기 전 항마촉지인을 하고있는 부처님 앞에서 잠시 눈을 감고 기도했다.
종교적 믿음은 없지만 그렇게 하고 싶었다. 아름다운 조각에 대한 나의 경배랄까?
아니 오래된 것에 대한 경외심일 수도 있겠다.
운동장으로 나오니 학생들은 다 빠져나가고 없었다.
 
201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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