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이 새로 입주한 건물에 향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건물을 지은 지 오래되지 않아 키가 그리 크진 않지만 보는 것 만으로 기분이 좋다.
1972년 아버지가 세계은행에서 돈을 빌려 잠실 두 동을 지었을 때 잠실 주위로 심은 게 향나무였다.
고향 말로는 상나무라고 했는데 아버지는 때마다 가지치기를 해주었다.
덕분에 나무들은 어린 내가 봐도 보기가 아주 좋았다.
우리 가족이 고향을 떠나올 때인 79년엔 내 키의 두 배쯤 자랐던 것 같다.
도망치듯 떠나온 고향이었기에 집을 관리할 사람이 없었다.
나중에 누군가 들어와 살았지만 우리는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일체 주장하지 않았다.
누군가 살아주는 일 자체가 고마웠다.
하지만 향나무를 모두 도둑맞은 일은 지금 생각해도
아깝다.
평소 나무를 탐 내던 누군가 모조리 캐내어 갔던 것이다.
아마도 값이 꽤 나왔을테다.
어린시절 상나무 아래에서 찍은 사진이 있는데 얼굴이 못나
공개하기가 싫다.
잘먹은 것도 아닌데 배가 나왔다.
영양이 부족해 그런 것인가?
아무쪼록 형의 사업도 번창하고 향나무도 잘자랐음 좋겠다.
201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