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 왕방산 깊이울 계곡.
40km 되는 거리를 네비없이 찾아갔다.
가는 도중 차창 밖으로 가죽나무를 많이 보았고 듬성듬성 전나무와 자귀
나무가 보였다.
계곡은 장마로 물이 많이 불어 있었다.
깊은 곳은 허리까지 닿을 것 같았다.
물소리는 격정적이었다.
바위틈 사이를 휘돌아 끊임없이 아래로 흘렀다.
물의 속성이다.
물에 발을 담그고 스트레칭을 한 뒤 내내 바위에 누워 물 흐르는 소리를
들었다.
집안이 계곡온도만 되어도 살만할텐데 시멘 콘크리트로 된
벽은 열을 고스란히 저장한다.
밖에서 문을 열 때마다 후끈 달아오른 열기가 온 몸에 전해져
부랴부랴 샤워를 하고 선풍기를 튼다.
에어컨을 사야할지 사지 말아야할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다.
열섬효과를 높이는데 나까지 나서 도와야 하나 싶다가고 몸에서 땀이
삐질삐질 흐르면 에어컨이 있음 좋겠단 생각을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집이 앞뒤로 뚫려있어 바람이 잘 통한다는 것이다.
개인 프라이버시를 생각안하고 현관문을 열어 놓으면 온도가 1도는
내려가는 것 같다.
더위로 고생할 때마다 다음 여름은 알라스카나 북구에 있는
나라에서 보내는 상상을 한다.
상상이 현실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다음 여름이 찾아와도 몸은 여전히 한국에 있고 에어컨도 없다.
지하철을 타거나 차를 운전할 때에만 비로소 더위를 잊는다.
나는 지금 고난의 행군 중이다.
깊이울에서 잠시 행군의 고단함을 잊었을 뿐...
2017.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