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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 경기 북부

파주 공릉천

by 만선생~ 2025. 8. 3.

 
지난 5월 찾은 뒤 다시 찾은 파주 공릉천.
천천히 걸었다.
영천배수갑문에서 출발 한강과 맞닿아있는 송촌교를 건너 영천배수갑문으로
돌아오는데 걸린 시간이 총 두시간 반.
흙길이라 좋고 차소리가 들리지 않아 좋다.
드넓게 펼쳐진 습지 위로 날고있는 새들이 좋다.
측정할 수 없는 아주 오랜세월.
물살은 끊임없이 토사를 싣고 날랐다.
그리하여 상류의 단단한 모래흙은 뻘이 되어 수많은 생명을 품는다.
뻘위로 무수히 나있는 조그만 구멍들.
손으로 구멍을 파헤치자 100원짜리 동전보다도 작은 게가 꿈틀거리며 나온다.
녀석을 놔준 뒤 신발을 벗고 뻘위를 걷는다.
발가락 사이로 미끌거리며 와닿는 뻘의 감촉.
걸음을 옮길 때마다 뻘은 발자욱을 깊이 남긴다.
어?
무언가 눈앞을 스쳐가는 게 있다.
제법 큰 게 한마리가 수초 사이로 바삐 몸을 숨긴 것.
녀석은 내내 꼼짝을 않는다.
내가 자리를 떠난 뒤에야 몸을 움직일 것이다.
녀석에게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물은 역류하고 있었다.
만조기가 되어 물이 거슬러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역류하는 물위로 솟구쳐오르는 물고기들.
멀리 이름모를 새가 수면 가까이 날고 있다.
공릉천은 자연성을 잃지 않은 한강 유일의 지천이다.
오랜세월 군사구역으로 묶인 탓에 자연이 보존될 수 있었다.
남북분단이 가져온 아이러니다.
남북간 정치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공릉천이 지금과 같이 잘 보존될 수 있음 좋겠다.
 
201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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