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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1 서울 경기도

사패산 1보루(386m)

by 만선생~ 2025. 8. 4.

어제 사패산 1보루.(386m)
산들바람을 맞으며 어둑해질 때까지 누워있었다.
살을 짓누르는 화강암 돌기.
손등을 타고 오르는 개미들.
바람소리와 사패산 터널에서 들려오는 차소리.
하늘엔 거대한 고래모양을 한 구름이 떠있다.
어찌보면 고등학교 때 읽었던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쫓던 물고기 같기도 하다.
생각하면 참으로 건조한 소설이었다.
읽은 것이 아까워 억지로 끝까지 다 읽었던 기억.
지금 다시 읽는다면 느낌이 다를까?
내려오는 길에 헤드랜턴을 하고 야간산행을 하는 이들과 만났다.
그나마 밤이 되어 인간의 발길이 멈춘 산이 그들로 인해 다시 소란스럽다.
다람쥐 오색딱따구리 멧돼지 까마귀 멧비둘기 황조롱이 장수하늘소...
산에 깃들어 사는 이들로선 참으로 피곤한 일이다.
생태계의 절대 강자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조금씩 내려 놓을
때만이 지구를 살릴 수 있다.
지구는 지금까지 밝혀진 별 가운데 유일하게 푸르다.

201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