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종종 검은콩을 볶아 드셨다.
나역시 종종 검은콩을 볶아 먹는다.
오늘도 입이 심심하여 검은콩을 볶아 먹었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하다.
콩껍질이 이 사이에 낀 기분이다.
혀로 껍질을 빼내려 하였으나 빠지지 않았다
이어 이를 닦았다.
콩껍질이 나오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이 사이로 들어간 이물질을 빼내려 이를 만지니 이가 흔들렸다.
콩껍질이 낀게 아니라 이가 깨졌던 것이다.
가까운 치과에 갔다.
먼저 엑스레이를 찍고 CT 촬영을 했다.
의사가 말하길 이를 뺀 뒤 임플란트를 해야한단다.
오늘은 발치를 할 거라했다.
이를 빼기 전 간호사가 치석이 많다며 스켈링을 권했다.
그러라고 했다.
간호사에게 음식을 먹다가 이가 부러지는 경우가 있냐고 물으니 많단다.
이어 의사가 와 마취를 하고 이를 빼는데 잘 안빠진다.
윙 윙 윙
이번엔 드릴로 뚫는 듯했다.
그렇게 겨우겨우 뿌리를 들어내었다.
그리고 돌을 박는다고 했다.
수술비 35만원.
임플란트는 두 달 뒤 한단다.
수술비가 얼마가 나올지 모른다.
내일 모레 병원에 가 상담을 해야 알 수 있다.
예상치 않은 지출로 속이 쓰리다.
그런데 이제 시작일 것 같은 생각이다.
세월이 흐르면 뽑아내야하는 이들이 나타날 거다.
그 때마다 돈이 뭉텅이로 빠져나갈테고.
집이 오래되면 보수를 계속 해야하듯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몸에 손을 대야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상가 쇼윈도우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고통으로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있다.
얼굴을 펴고싶은데 그게 안된다.
집으로 돌아와선 아무 일도 안하고 계속 뒹굴 뒹굴...
이제 일어나 뭐 좀 해야겠다.
202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