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 불갑사 1
내가 신세를 지고있는 한기 형은 갈비뼈 세 개가 부러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쉬고 있다.
한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다 퇴원했는데 뼈가 제대로
붙으려면 두달은 쉬어야 한단다.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처지여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늘은 왜 윤석열이나 한동훈같은 놈에게 이런 사고를 당하게 하지 않고 한기
형처럼 법없이도 살아갈 선량한 이에게 시련을 주는 걸까?
이천여년 전 사마천이 백이숙제를 논하며 물었던
물음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음을 새삼스레 다시 확인한다.
집에만 있던 한기형이 답답했는지 밖에 나가자하여 간 곳이 영광 불갑사.
차로 한시간을 달려왔다.
불갑사 입구 주차장은 차를 댈곳이 없을 만큼 차들로 가득했다.
임시 주차장도 차들로 넘쳐났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상사화축제를 한단다.
차에서 내려 불갑사 쪽으로 걸으니 역시나 사람들로 넘쳐났다.
이까짓게 뭐라고 사람들이 이리도 많이 찾을까 싶었다.
난 상사화보다 사람구경만 하다 갈 모양이라며 투덜거렸다.
사람도 사람이지만 불갑사 쪽으로 올라갈수록
상사화가 볼만하였다.
이처럼 아름다운 꽃밭은 처음이었다.
홋카이도 비에이란 곳에서 본 라벤다밭도 아름다웠지만 이만큼은 아니었다.
차들이 줄지어 늘어선 까닭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꽃이 피는 시기와 잎이 피는 시기가 다른 여러해살이 풀.
사람들은 꽃과 잎이 서로 만날 수 없음을 빗대 상사화라고 한단다.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꽃무릇이란 이름으로 알고 있었는데 비슷하지만 다른 꽃이란다.
찾는 사람이 많은만큼 장사치들도 많고 공연하는 이들도 많았다.
유명 포크가수 수와진도 있었는데 한기형이 모금함에 오천원짜리 한 장을 넣고 지나갔다.
어떻게 노래를 들어보지도 않고 돈을 넣냐고
물으니 수익을 심장병 어린이 돕는 곳에 쓴대서 넣었다고 했다.
수십억 재산가인 김건희가 내는 건보료가 겨우 몇만원.
수천억을 뇌물로 받은 노태우 통장엔 불우 어린이 돕기로 삼천원도 안되는
돈을 지출하고 있었다.
없는 놈 사정은 없는 놈이 안다 했던가?
세상 일이 그러하다.
202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