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 출판되고 있는 문학 작품은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다.
누구라도 한번 쯤 읽어보았을 책.
책과 담쌓고 사는 205호 미영이 아버지도 이 책만큼은 읽어보지 않았을까?
수능에서 영어 한 문제를 틀렸다는 조카아이는 영문판
어린왕자를 몇번씩 읽었다고 한다.
물론 나도 읽었다.
모국어인 한국어로.
사실 어린왕자에 큰 감동을 받지는 않았다.
소녀 감성으로 쓰여진 그저그런 작품일 뿐이다.
되려 내용보다는 작가가 손수 그린 삽화에 주목한다.
이토록 강렬하게 독자의 눈을 사로잡은 삽화가 있었던가 싶다.
고흐의 그림만큼이나 많이 소비되고 있는 그림일테다.
삽화로 밥벌이를 했던 사람으로서 질투가 난다.
도대체 난 뭘 한 거지?
이러거나 저러거나 결심아닌 결심을 했다.
세계 각국에서 출간된 어린왕자를 사 모으기로 한 것이다.
그것도 국내 외국서적 코너가 아닌 현지에서.
그래야만 의미가 있다.
고백하자면 해외여행을 많이 못다녔다.
시간은 남아돌았지만 돈이 없었다.
너무나도 가고 싶었던 그러나 가볼 수 없었던 여행.
얼마나 한이 맺혔는지 재작년 공모전에서 상금을 받자말자
떠난 건 중국과 일본여행이었다.
(이전에도 한번씩 가보긴 했다)
지금까지 가본 게 모두 여섯나라.
작년 말 터키 이스탄불에선 터키어로 된 어린왕자를 샀다.
물론 읽지 못한다.
그리고 지난 7월 일본 교토대학 후문에 있는 헌책방에서 양장본 어린왕자를 샀다.
역시 못읽는다.
히라가나를 익힌덕에 제목만 겨우 읽을 뿐.
터키에서와 마찬가지로 서점주인에게 부탁해 인증 사진을 찍었다.
지난 5월 독립운동가 프로젝트로 중국 답사를 갔을 때
서점에 들렀으면서도 중국어판을 사지못한 게 아쉽다.
중국갈 일 있음 꼭 사야지.
어린왕자를 사 모으면서 바램이 생겼다.
내가 쓰고 그린 작품이 생떽쥐베리만큼 세계 각국의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이다.
비웃을지 모르지만 정가네소사와 목호의난은 그럴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자신이 자기 작품을 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누가 귀히 여길 것인가!
생떽쥐베리의 명성을 뛰어넘고 싶단 생각이 마음 한구석 꿈틀거린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사는 나다.
201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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