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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역사

음력 세대

by 만선생~ 2026. 1. 1.
어린시절 집안 어른들이 집에 찾아오면 항상 음력으로 말씀을 하셨다.
"시월 여드레에 딸아이를 여우고..."
"아이고 그 양반 돌아가신게 병자년 아니었던가. 잉?"
"정월 스물사나흘이었당게요"
뿐만 아니라 절기도 많이 말씀을 하셨는데 나는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세상은 이미 양력을 쓰고 있고 학교에선 절기를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안 어른들과 나의 시간이 마치 따로 존재하는 것 같았다.
60년대 태어난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음력 생일을 쓰고 있다.
덕분에 양력과 음력을 구분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요새 태어나는 사람들 대부분은 양력생일을 쓴다.
절기는 농사를 짓기위해 만든 시간 구분법인데 농사를 짓지 않으니 쓸 일이 없다.
달력에 표기가 돼있지만 생활과 동떨어져 입춘이나 우수,
상강 등등의 말들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다만 역사를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리고 있다보니
이따금 만화 스토리를 쓸 때 한번씩 소환해 쓸 뿐이다.
어린날 집에 찾아온 어른들 상당수는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니다.
남아 있는 분들도 머지않아 세상을 등질 것이다.
그렇게 세상은 변해간다.
음력 세대가 완전 사라지고 양력세대만 남는.

20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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