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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단상

질투

by 만선생~ 2026. 1. 13.
존경하는 한 선배 만화가 분을 찾아가면 대화의 처음과 끝이
미생의 작가 윤태호 이야기로 채워진다.
'이 땅의 직장인들의 마음을 위로해준 만화가'를 비롯해 윤태호
작가를 설명해주는 수식어가 끝도 없이 따라붙는다.
거기다 자기 일을 제쳐두고 만화계 현안에 대해 발벗고
나서는 모습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만화가가 누구인지 굳이 설명을 안해도
충분히 알 수 있겠다.
40대 중반에 겨우 겨우 책 한권 나온 내 이야기는 끼어들 틈이 없다.
그녀는 만화가 곽백수의 열렬한 팬이다.
그녀의 하루일과 중 빠드리지 않는 건 날마다 새로 올라오는
곽백수가 그린 만화 가우스전자를 보는 것이다.
그녀는 컴터 앞에 앉아 연신 웃음보를 터트린다.
가우스전자를 보며 웃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멘트를 날린다.
"곽백수는 정말 머리가 좋은 거 같아.
공부도 많이 하고"
어제는 함께 집에 있으면서 내내 가우스 전자를 봤다.
일이 바빠 한동안 못봤다며.
물론 가우스 전자를 보는 동안 내 이야기는 끼어들 틈이 없다.
나는 항상 화제의 중심에 서있지 않고 멀리 비껴나있다.
발표한 작품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그나마 발표한 작품들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니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내심 서운하다.
창작자가 아닌 순수한 감상자로 머물러 있다면 그러한
감정이 들지 않을텐데 창작을 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던가!
그녀와 있을 때 가끔 내 만화에 있는 내용을 꺼내어 말하곤 하는데
이 게 그녀에겐 고문이다.
기억하지 못하는 걸 애써 기억해내야하니까.
물론 잘못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작품을 그리지 못한 내게 있다.
새해 소망!
사람들에게 기억될 작품을 많이 발표하자.
나도 화제의 중심에 한발짝 다가가고 싶다.
그나저나 인터넷 서핑하는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작품을
해야는데 그게 어렵네... ㅠㅠ
 
2014.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