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코네성 彦根城 1
일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가 천수각이다.
겹겹이 쌓아 올린 성이 중세 서양 영주의 성을 연상시킨다.
이 들 모두 영주를 중심으로 한 봉건 사회로 건물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중앙 집권제였던 한국이나 중국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성 쌓기다.
에도 시대 영지를 번藩이라고 하는데 시기마다
다르지만 오십 개 정도 있었다.
천수각은 다이묘(영주)의 권력을 상징한다,
하지만 번이라고 해서 모두 천수각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세력이 약한 번은 천수각이 없었다.
에도 시대 천수각이 몇 개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현재 국보로 지정된
천수각은 히메지성을 비롯해 다섯개라고 한다.
오사카성이 그렇듯이 천수각 대부분은 근대 시멘 콘크리트로 복원하였다.
당연 문화재로서 가치가 없다.
일본의 가장 큰 호수인 비와호는 오다노부나가의 영지인 아즈치성이 있던 곳이다.
오다의 죽음과 함께 아즈치성은 사라지고 없지만 에도
막부가 들어선 이후 이 일대는 막부의 최측근이 차지하였다.
교토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시가현은
비와호와 연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 가운데 중심이 되는 것은 국보인 히코네성 彦根城이다.
내가 히코네성을 가본 것은 2018년, 비와호를 여행하면서다.
히코네성은 유명 관광지답게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많았다.
특히 세일러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본 만화에 숱하게 등장하는 그 교복이다.
발랄하게 웃고 떠드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미래에 대한 꿈으로 가득 차 있는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저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조금은 서글펐다.
한국인인 내게 일본의 성은 신기하고 또 신기했다.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천수각 내부는 사진 촬영을 불허해 찍을 수가 없었다.
눈으로만 담아야 했다.
1층 2층...
계단들 타고 오르는데 내려오는 남학생 팔이 내 팔에 살짝 부딪혔다.
아니 닿았다는 표현이 맞다.
남학생은 조건 반사적으로 말한다.
스미마셍~
미안해 할 상황이 아닌데 남학생은 미안하다고 한다.
남에게 폐를 끼쳐선 안된다는 의식이 몸에 깊이 베여있는 것이었다.
다이묘라 불리는 영주는 번의 최고 권력자다.
번의 크기는 조선 시대 몇 개 고을을 합한 것과 같다.
왕과 같은 지위를 누린다.
다이묘가 사는 천수각도 화려할 수밖에 없다.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고픈 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망이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이 욕망에서 자유롭지 않다.
나 역시 마찬가지여서 다이묘가 부러웠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영지를 굽어보며 사는 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성은 오래되어 큰 나무들이 많았다.
말 그대로 울울창창하다.
무슨 나무인지 일일이 찾아보고 싶지만 마냥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
할 수없이 사진만 대충 찍어 두었다.
202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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