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후반이다.
눈발이 날리던 밤 비디오 가게를 갔는데 아줌마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여자 혼자 있는 가게에 있으려니
어색해 서둘러 비디오를 골랐다.
제목이 앤드 가르시아가 나오는 환생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 어... 저도 이거 재밌게 봤는데..."
아줌마는 가지런한 잇속을 드러내보이며 웃었다.
미인은 아니지만 귀여운 얼굴이었다.
아줌마는 내게 이름과 전화번호를 묻지 않고 비디오를 빌려주었다.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외롭게 혼자사는 처지여서인지 누군가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차올랐다.
누군가의 아내이긴 하지만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수퍼와 함께 나의 유일한 나들이 장소였던 비디오 가게.
가게는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날 가보니 주인이 바뀌어 있었다.
나는 역시 집 가까이 있는 그 가게의 단골이 되었고 주인은 곧 내 이름을 기억했다.
하지만 별다른 느낌없이 무덤덤했다.
얼마 전이다.
마트에 갔더니 계산원 아줌마가 내 이름을 묻지않고 포인트 계산을 해주었다.
참해보이는 얼굴로 언젠가는 길에서 퇴근해 집에가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계산대 위에서만 보던 터라 조금 낯설기도 하였다.
누군가의 아내이고 엄마인 사람.
생계를 위해 열심히 사는구나 싶었다.
존재감없이 살아왔던 탓일까?
지금도 누군가 나의 이름을 기억해주면 고맙다.
특히 아름다운 여인이면 더 그렇다.
많은 사람들에게 내 이름이 기억되고 싶다.
지금은 내 이름은 물론 존재조차 까마득히 잊었을 비디오가게 아줌마.
눈가에 주름은 깊어졌을테지만 가지런한 잇속만은 그대로일 거란 생각이 든다.
2018.1.28
裕善
가게가 얼마나 작았는지 모르겠지만 비디오 가게 아줌마랑 둘이만 있는게 어색했다니...
만년 사춘기 중학생 같아요 샘. ㅋㅋ..(죄송)
정용연
이성적으로 호감을 느끼지 않았더리면 어색할 일이 없었을 거예요.
상대가 마음에 드는 순간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는... ㅠㅠ
'짧은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섹스 리스 부부 (2) | 2026.01.30 |
|---|---|
| 비디오 가게 아줌마 2 (0) | 2026.01.29 |
| 비디오 가게 아줌마 (1) | 2026.01.29 |
| 무현 두 도시 이야기 (1) | 2025.10.11 |
| 꿈 (9) | 2025.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