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사는 선배가 우리집에 들렀다.
섹스 리스 부부로 여자 손목을 잡아본지가 백만년은 될 거라고 했다.
먹고사는 일이 걱정돼 여자생각도 안난단다.
선배에겐 끔찍히 사랑하는 여자가 있기는 하다.
딸이다.
딸을 끔직히 사랑하여 딸 하나만을 위해 사는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부부가 관계를 갖지 않아도 가정이 유지되는 건 딸이 있어서다.
딸을 중심으로 부부의 동선이 결정된다.
선배가 날 만나면 늘 하는 것이 성적농담인데 오늘은 재미가 없어 산이나 가자고 했다.
선배는 춥다고 했다.
산에 가면 안춥다 했더니 가진게 없어 춥단다.
가진게 많으면 옷이 얇아도 추위를 못느낄텐데 가진게 없으니 더 춥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할 수없이 산에가는 걸 포기하고 선배를 바래다주러 밖에 나왔더니 눈이 내린다.
산에 안가길 잘했다.
산에 갔으면 눈 때문에 제대로 된 풍경을 볼 수 없었을테다.
걷다가 눈 속에 떨어져 있는 느티나무잎이 보여 찍었다.
2018.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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