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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4 전라남도

광천 시민 아파트

by 만선생~ 2026. 1. 29.

 

 

 

 

 
 
광천 시민 아파트
80년 5월, 광주 항쟁의 주역이었던 김영철,박용준,윤상원 열사가 살던 광천동시민아파트.
지금도 그렇지만 80년 당시에도 광주에서 가장 못살았던 동네였다고 한다.
들불야학이 있는 광천동 성당과는 바로 붙어있다.
걸어서 20보도 안된다.
아파트는 3층짜리 세 개 동으로 돼있는데 총 184세대가 살았다고 한다.
1층은 9평으로 방 2개에 부엌이 딸려있고 2층과 3층은 6평으로 방 하나에 부엌이 딸려 있었다.
화장실과 세면장은 없었다.
화장실과 세면장을 공동으로 썼다.
이 아파트에 비하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정말이지 럭셔리하다.
(상대적으로 그렇다)
들불야학 측에서 강습소로 쓰고 있던 바로 옆 광천동성당
교리실이 좁아 시민아파트 한 채를 빌렸다고 한다.
야학 노동자들과 강학(교사)들의 사랑방이 되었음은 말할 나위 없다.
5.18 기간에는 이곳에서 투사회보를 찍었다고 한다.
퇴락하고 퇴락하여 사람이 살고 있는지 살고 있지 않은지조차 알 수 없다.
하지만 서울 강남의 어느 고급 아파트에 비할데 없는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광주시에서 역사성을 고려해 세 개동 가운데 한 개 동을
남겨놓는다고 하는데 정말 잘 한 결정이라 생각한다
열사들의 자취를 찾아 아파트 곳곳을 돌아보았다.
믿기지 않았다.
이 좁은 아파트에서 많은 사람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다는 것이.
그리고 어쩌면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지금의 아파트보다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 더 행복했으리라.
파편화된 개인보다 공동체 속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훨씬 클 터이니.
비록 가난했지만 원대한 이상을 품고 살았던 사람들. 
그러하기에 불의에 항거하며 총을 들었다.
그들의 용기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그나저나 이 곳은 고양이들의 천국이다.
고양이들이 가까이 다가가도 달아날 생각을 안한다.
햇살에 기대 꾸뻑꾸뻑 졸고 있다.
평화롭다.
80년 5월도 이처럼 평화로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
*광주시에서 역사성을 생각해 한 개 동을 남겨놓기로 했단다.
정말 잘한 결정같다.
 
202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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