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임금의 눈물>.
우리 어머니 침대 머리맡에 있던 책이다.
재밌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슬프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요새 단종을 소재로 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몰이 중이다.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단종과 그의 시신을 수습한
엄흥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나 역시 단종이 유배되었던 청령포 사진들을 다시 꺼내보며 잠시 추억에 잠긴다.
할아버지인 세종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어린 임금.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닮아 머리가 좋았다고 한다.
숙부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고 장성하여 친정을 시작했더라면 어땠을까?
역사엔 만약이란 말이 성립되지 않지만 생각할 수록 아쉬운 대목이다.
어린 조카를 죽이면서까지 왕이 되었던 수양대군의
치세는 이십년이 채 되지 않았다.
죄의식에 시달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온갖 병에 시달리다 숨을 거두었다.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성 안에 원각사를 짓고 불경을 간행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어린 조카를 죽임에서 오는 마음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수양대군은 죽어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었을까?
내가 세종이라면 용서할 수 없었을 것 같다.
2026.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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