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인이 택배로 한길사 김언호 대표가 쓴 "책의 탄생 "이란 책을 보내주었다.
두권짜리 책인데 책들이 제법 두꺼웠다.
발행년도를 보니 1997년.
출판시장이 지금과 같이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 쓰여진 책이다.
어떤 내용인가 싶어 책을 들춰 보다 장길산이란 제목에 눈길이 멈추었다.
"장길산"은 황석영 선생이 쓴 대하소설(10권)이다.
스무살 때 이 책을 읽었는데 엄청난 감동을 주었다.
그 가운데 미륵 이야기는 심장이 터질 듯하였다.
그 여파로 이후 한동안 미륵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임꺽정" "태백산맥"과 함께 언젠가 꼭 한 번 다시 읽어야겠다고 마음먹던 책이
바로 "장길산"이다.
김언호 대표는 12쪽에 걸쳐 황석영 선생이 장길산을 어떻게 집필했는지를 이야기했다.
광대 기질이 다분한 황석영 선생은 한 곳에서 집필하지 않고 여기저기 떠돌며 집필했단다.
원고지와 자료를 용달차에 싣고 다녔다 한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이들 인간 군상을 소설 속에 총체적으로
그려넣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난 뜻하지 않은 사람을 만난다.
바로 윤상원 열사다.
주요 인물 중 하나인 마감동을 5.18 민중항쟁 때 스러져간 윤상원 열사를 투영해 썼다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마감동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산지니는 김남주 시인이고.
생각해보니 마감동의 죽음은 윤상원 열사의 죽음과 닮아 있다.
장길산을 만화로 그리셨던 백성민 선생님은 마감동에 정이 가장 많이 간다고 하셨다.
윤상원 열사의 일기를 모아 책으로 펴낸 "윤상원 일기"를 보면 장길산을 읽었다고
짤막하게 쓰고 있다.
아마도 신문에 연재되거나 단행본으로 출간된 책을 읽었던 듯 하다.
황석영 선생과 윤상원 열사는 직접 알고 지내는 사이이기도 하다.
운동권 인사들의 사랑방이었던 녹두서점에서 교분을 쌓았을 것이다.
열사가 돌아가신 뒤 2주년 되던 해 윤상원 열사와 박기순 열사의 영혼 결혼식이 있었다.
이들을 위한 씻김굿과 함께 대미를 장식할 축가가 필요했다.
이 축가의 노랫말을 쓴 것이 바로 황석영 선생이다.
백기완 선생의 시를 빌려 새로 쓴 것이다.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202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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