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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LED 등

by 만선생~ 2026. 2. 20.

 
 
재작년 여름이었나보다.
집안에 있는 등을 모두 LED로 바꿔 달았다.
형광등보다 더 밝은데다 수명이 오래가고 전기세도 덜 든다 하였다.
등을 세어보니 총 아홉개다.
돈이 얼마 들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마침 얼마간 돈이 있었던 터라 별 부담없이 조명가게에 일을 맡겼다.
등을 가장 많이 켜는 곳은 작업실로 쓰고 있는 안방이다.
그래서인지 얼마전부터 등이 깜박깜박하더니 켜지지가 않았다.
사람을 부르는 게 귀찮았다.
책상 위로 스탠드 불빛이 있으니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어두컴컴한게 싫지만 그런대로 지낼 만 했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조명가게에 갔다.
주인 아저씨께 수명이 오래간다는데 왜 이리 일찍 꺼지냐 물었다.
같은 회사의 가전 제품이라도 품질이 똑같지 않듯 일찍 가는 것들이 있단다.
등이 3만5천원인데 3만원만 받겠다며 갈기 쉽다고 했다.
직접 갈으란 이야기다.
대신 갈아 달라고 하면 출장비를 요구할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형광등 갈던 실력을 발휘해 한참을 끙끙거리며 겨우겨우 달았다.
스위치를 누르니 대명천지다.
남자라면 반드시 할 수 있어야 하는 일.
여자라도 혼자 살면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덕분에 문명인이 된 기분을 느꼈다.
 
202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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