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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

개밥바라기별

by 만선생~ 2026. 3. 4.

어제 저녁 열시.
찬거리를 사러 집을 나섰다.
낮에 비가 와서인지 코끝에 와닿는 공기가 다르다.
맵고 싸한 느낌이 참 좋다.
앞으론 자주 나와야지.
고개 들어 하늘을 봤다.
칠흙같이 어두운 장막위로 둥근달이 떠있다.
하지만 대기 중 습기를 많이 머금어서인지 달의 표면적은 보이지 않았다.
달 주위로 빛나는 물체가 하나 떠있어 비행기인가 싶었더니 아니었다.
같은 자리에 같은 밝기를 유지하며 떠있는 것이 별!
개밥바라기별이었다.
우리눈에 보이는 가장 밝은 별.
초저녁과 새벽녁 간간이 봐왔는데 이때 보게 되다니.
더구나 이렇게 달과 가까이 있는 모습은 처음이다.
사실 별자리 따위엔 관심이 없다.
내 삶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서다.
지금의 과학기술로는 내 평생 지구인들이 지구가 아닌 다른별을
탐사할 것 같지도않고 설령 그렇다할지라도 해도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질 것같지 않다.
부와 권력을 가진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해당될테니.
우주여행이 아니더라도 별자리에 관심을 가지려면 별자리에 대한
지식이 내 생업에 도움이 되어야 할텐데 별자리 점을쳐 복채를
받을 것도 아니고 그에 관한 책을 써서 인세수입이 생길 일도 없다.
그럼에도 별을 보니 좋았다.
내가 육안으로 확인하고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별.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성능좋은 디에스엘알 카메라가 아니면 잘 찍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헌데 믿기지 않게도 개밥바라기 별이 찍혔다.
사진을 확대하면 한시 방향으로 보인다.
우주여행을 하지 않아도 천문대에 오르지 않고서도 느낄 수 있는 우주의 신비.
하긴 우리 조상들은 너나없이 별자리 전문가였다.
농사절기를 알기 위해서도 향해를 위해서도 별자리 관측은 필요했으니 말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오히려 별자리 관측능력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
오늘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20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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