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년 된 조선후기 경기 반닫이를 장만했다.
상태가 좋다.
수리된 흔적이 없다.
나무는 괴목(느티나무)이라 한다.
뒷면은 오동나무고.
나무결을 살펴보았다.
도드라진 무늬가 없어 차이점을 잘 모르겠다.
뭐든 정성이 중요하다.
나무가 상하지 않으려면 구석 구석 잘 닦아주어야한다.
동백기름이 나무의 결을 잘살려준다는데 베이비오일도 좋단다.
안에 먼지가 많아 한시간 이상을 닦았다.
닦고 또 닭다보니 눈으로 볼 때와 달리 장인의 숨결이 더 크고 진하게 느껴졌다.
나아가 나무를 베던 나무꾼들의 톱질소리도 들렸다.
수많은 세월 나이테를 새기며 조금씩 자랐을 나무의 운명도 생각하게 되었다.
그 때 베어지지 않고 살아남았더라면 어떤 모습일까?
더 큰 그늘을 드리우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수명이 다하여 곤충들의 서식지가 되었다가 분해되었을 수도 있다.
문명은 숲을 파괴한다.
오늘 내가 일상생활에서 누리는 편리함은 숲을 파괴한 댓가다.
그속에 깃들어 사는 벌레와 날짐승들을 쫓아낸 결과다.
그런 생각을 하고 반닫이를 보니 아프다.
누군가에게 아픔을 주지 않고선 살아갈 수도 삶의 기쁨도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
부처님의 자비를 설파하기 위해 세운 부석사 무량수전을 세우기 위해 베어낸
나무의 수 얼마일까?
그 속에 깃들어 살던 수많은 생명은 또 어디로 갔을까?
그들을 내쫓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은 아닐 터인데...
그럼에도 나는 장인의 숨결이 묻어있는 가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20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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