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화 단상

차기작 고심중

by 만선생~ 2026. 3. 13.

.'차기작 고심중'
 
잘나가는 연기자의 동정을 전하는 기사에 등장하는 타이틀이다.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자기에게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그래서 어떤 게 가장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지 예측하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참으로 행복한 고민이다.
그에 반해 대다수 연기자들은 배역이 주어지길 마냥 기다리는 처지다.
여기저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넣어보지만 종무소식이다.
연기만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없기에 잠시 다른 일을 하기도 한다.
헌데 얄궂게도 그 때 바로 전화가 온다.
배역이 하나 있는데 할 수 있느냐는.
오매불망 바라마지 않던 전화.
하지만 눈물을 삼키며 거절할 수밖에 없다.
잠시동안 하고 있는 이일이 고양이 손이라도 빌릴만큼 바쁜나머지 몸을 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필모그래피를 쌓을 기회는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사라지고 만다.
연기자의 세계만큼 승자독식의 법칙이 잘 작용되는 곳도 없다.
8대2 아니 9대1의 세계다.
주연은 차치하고서라도 조연도 불려다니는 사람만 계속 불려다닌다.
카메라앞에 자주 서기에 연기가 자연스러워지고 그 자연스런 연기를 본 제작자는
다시 그 연기자를 캐스팅한다.
선택된 사람만 계속 선택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처음 선택에서 배제된 사람은 그저 감나무 아래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릴 밖에.
애초 캐스팅됐던 사람이 피치못할 사정으로 빠지게 돼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
그 기회를 기다려야하는 것이 바로 무명배우들의 일이다.
소수 선택된 연기자에게만 해당되는 차기작 고심중.
선택되지 못한 연기자 아니 우리사회 수많은 장삼이사들은 오늘도 내딛는 발걸음이 무겁다.
차기작 고심중이란 낱말은 자신과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혼자만이 아닌 다함께 차기작 고민중인 세상...
희망의 끈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2015.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