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공정
아이러니하게도 어릴 때부터 오매불망 만화가 되기를 소망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사람의 만화보다 만화를 그닥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우연한 기회에
별 생각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그린 사람의 만화가 훨씬 재밌다.
100%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우를 우린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오매불망 만화가 되기를 소망한 사람은 작품이 팔리지 않아
최소한의 생활비조차 벌기 힘든 반면 만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은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그려본 만화가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면서 일약 스타작가로 부상, 수많은
매체의 러브콜을 받을 뿐 아니라 내놓는 작품마다 영화사와 방송사에서 판권을 사가니
죽는날까지 돈걱정따위는 할일이 없다.
고민이라면 어떤 집을 살까 어떤 차를 살까 선택지에 대한 것뿐...
어릴때부터 오매불망 만화가 되기를 소망한 사람은 까닭없이 높은 눈높이로 인해 쉽게
작품을 하지 못하는 반면 별 생각없이 한 번 해볼까 하고 시작했던 사람은 구애됨
없이 작품속에 자기가 생각한 바를 마음껏 펼쳐보인다.
설사 기능이 모자라 얼굴비율과 몸의 균형이 틀어지게 그려도 독자들은 개의치 않는다.
오로지 스토리라인에만 집중할 뿐이다.
아니 오히려 못그린 그림을 더 좋아한다.
기성스타일에 매몰되지 않은 신선함 때문이다.
당신에게 묻는다.
앞서본 두 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면?
물어보나 마나다.
나부터도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그런데 어쩌나?
안타깝게도 나는 어릴 때부터 오매불망 만화가되기를 소망하며
20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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