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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

군시절 1 포대장

by 만선생~ 2026. 3. 16.
89년 아니면 90년이었던 것 같다.
내가 속한 분초로 포대장이 1호차를 타고 순시를 나왔다.
포대장 계급은 대위로 간부와 사병을 포함해 약 100여명의 병력을 지휘했다.
보병부대 중대장과 달리 찝차인 1호차를 운전병이 운행했다.
큰눈으로 보면 삼사 출신의 일개 지휘관이지만 사병들 입장에선 생사여탈권을 쥔
하늘같은 분이었다.
분초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1호차가 뜨는 걸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런 포대장이 내무반에서 분초원들 앞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는데 불과 몇년전만 해도 민간에서 장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랐다고 한다.
대우가 달랐다는 것이다.
그만큼 군의 위상이 추락했단 이야기다.
87년 6.10 항쟁의 결과 6.29선언이 있었고 민주화 조치가 시행되었다.
군이 세상 모든 것을 지배했는데 이제는 아니었다.
어느정도 민간으로 이전되었다.
좋았던 시절의 향수.
그리고 앞으로 좋은 걸 누릴 수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포대장의 말이었다.
나에겐 하늘같은 분이었지만 들으니 간부들이 말을 들어먹지를 않아 애를 많이
먹었다고 한다.
포대장은 한 사람이고 간부들은 여럿이라 공동으로 포대장에게 개기기 시작하면
지휘관으로서 영이 서질 않는다.
병장 때 포대장이 갈렸는데 나중 들으니 소령으로 진급했다고 한다.
모르긴해도 삼사 출신이라 소령으로 군생활이 끝나지 않았을까 싶다.
 
202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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