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 위로 올라갈수록 추워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기상학자들은 해발고도가 100m 높아지면 0.6도
낮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에베레스트와 킬리만자로 산이 이를 증명한다.
이들 산 정상부는 일년 열 두달 새하얀 눈으로 덮여있다.
산 아래와 산위의 식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오늘 북한산 국립공원의 막내산인 사패산에 올랐다.
여기 저기 진달래꽃이 만발해 아름다웠고 이제 막 돋아난 싹들이 싱그러웠다.
하지만 일부 꽃잎은 이미 시들어가고 있었다.
떨어진 꽃잎들이 왠지 서글펐다.
산에 자주올 걸 하는 후회의 마음이 들었지만 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으로 능선에 올라 정상을 향해 걷는다.
어!
능선엔 환하게 핀 진달래꽃이 드물었다.
대신 빨갛게 봉오리를 맺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은 해발 고도 400m가 넘으니 산 아래보다 1.5도에서 2도가 낮다.
며칠 뒤에야 비로소 꽃을 피울 것이다.
사패산 정상은 해발 540미터.
에베레스트나 킬리만자로와 비할 수 없는 높이다.
만년설이 뒤덮고 있지는 않지만 산 아래보다 기온이 낮은 건 확실하다.
정상에서 도봉산 송추능선을 보았고 그 뒤로 도봉산 오봉을 보았다.
오봉 뒤로 북한산 상장능선을 보았다.
상장능선 뒤로 북한산국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을 보았다.
이 들 세 개의 봉우리는 꼭짓점을 이루며 서울 하늘을 떠받들고 있다.
내게는 킬리만자로와 에베레스트보다 의미있게 다가오는 서울의 산이다.
왕복 네 시간.
집에 오니 다리가 뻐근하다.
그동안 산에 통 오르지 않았던 탓이다.
산과 더 친해져야 건강해질 수 있는데 게으름이 발목을 잡는다.
20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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