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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트랙을 돈다

by 만선생~ 2026. 4. 15.

 
 
 
운동을 게을리 했더니 뛰는 속도가 확 줄었다.
작년 여름만해도 1500m를 7분 30초에 끊었는데...
며칠 전보다 기록이 줄어들기는 커녕 늘었다.
살이 붙으면서 속도가 더 나지 않는 것 같다.
1500m 세계 기록은 3분 30초대.
나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달리기는 문명사회에선 생존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수렵 채집시대엔
생존을 위한 절대조건이었다.
빨리 뛰어야 사냥에 성공하고 빨리 뛰어야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만화가가 꿈이었고 지금은 만화로 밥벌이를 하며 산다.
풍족하진 않지만 다른 알바를 뛰지 않아도 되니 성공한 셈인가?
젊을 땐 재능이 중요했다.
다음은 열정이다.
두 요소가 창작을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하지만 50대에 접어든 지금은 재능과 열정만으론 안된다.
체력이 필요하다.
사실 난 어릴 때부터 약골이고 지금도 약골이다.
남들보다 먼저 피로를 느꼈고 남들보다 먼저 쓰러졌다.
오랜시간 잠을자야만 회복될 수 있었다.
작품을 언제까지 할 수있을까?
모르겠다.
의뢰받은 걸 완성하는데 1년.
벌려놓은 작업들을 꿰는데 2년.
그 다음은 모른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생겨날 수도 있고 하고싶은 이야기가 없을 수도 있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작가생활을 이어갈 수 있지만 하고싶은 이야기가 없으면
펜을 놓아야 한다.
그렇다.
앞으로 최소 3년은 작업을 해야하고 작업을 할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시간을 내 산에 오르고 트랙을 도는 이유다.
쓰다보니 길어졌다.
이제 들어가 작업해야 한다.
밥벌이를 위해서.
아니 어린시절 꾸었던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2019.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