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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해외 1 일본 도쿄 교토 고베

초치기 오다와라성 구경

by 만선생~ 2026. 6. 8.
가나가와현의 명소인 하코네(箱根) 다녀오는 길.
도쿄로 가는 중간 기착지인 오다와라 (小田原)역에 내려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다음 열차가 올 때까지는 한 시간 반 쯤 남았다.
오는 길에 봤던 천수각이 눈에 어른거린다.
일본 전국 시대 호조씨의 근거지가 이곳 오다와라다.
천하 통일을 앞둔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최후로 공략했던 곳이다.
영화 <노보우의 성>의 배경이 되는 오시성은 오다와라성의 지성(새끼성)이었다.
오시성이 무너지면 오다와라성도 곧 무너진다.
호조씨로선 결연히 맞설 수밖에 없다.
난공불락의 요새.
히데요시는 수공을 선택한다.
엄청난 인력을 통해 물을 가둔 뒤 둑을 무너뜨려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과장일테지만 시각적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뚝을 터트려 수나라 군사를 몰살 시키는 장면은 어린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천수각이 있는 오다와라성까지는 걸어서 10분!
일행인 석, 안 두분 작가님께 양해를 구했다.
두분 작가님께선 한 시간 내로 돌아오라 하신다.
그렇다.
저녁 7시 도쿄 신주쿠 산초메에서 가츠야도구치씨와 약속이 있어 최대한
빨리 돌아봐야 했다.
마침 역 앞 광장에 택시가 있어 잡아 탔다.
기본 요금 600엔.
주어진 시간은 약 50분.
성을 둘러싼 해자를 돌아보며 뛰다시피 정문을 통과했다.
어마어마하게 큰 나무가 성을 지키고 서있다.
아무리 바빠도 잠시 숨을 고르며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 나무 뿐 아니라 성엔 오랜 세월을 살아온 나무가 많았다.
이들 나무는 짙은 그늘을 만들며 분위기를 더하였다.
100m 쯤 걸어왔을까?
오다와라역에서 봤던 천수각이 바로 눈 앞에 버티고 서 있다.
성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던 여느 성들과 달리 이 곳은 천수각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았다.
천수각 500엔에 자료관 100엔을 더해 600엔.
천수각은 아쉽게도 철근 콘크리트로 새로 복구한 것이었다.
내부는 현대식으로 층층이 전시실을 꾸몄다.
시가현 나카하마시에 있는 히코네성을 올랐을 때와 같은 감동은 없었다.
에도 시대 번이 60개에 이르렀으나 천수각이 그대로 보존된 것은 몇 안된다.
그 유명한 오사카성도 철근 콘크리트로 복원한 것이다.
심지어 천수각 안에 엘리베이터까지 있다.
전시물들을 돌아보며 시계를 보니 어느덧 25분이 흘렀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숨 돌릴 틈 없이 꼭대기 층으로 향한다.
다이묘와 그 일족이 아니면 오르지 못했을 꼭대기!
꼭대기 층에 오르자 오다와라시가 한 눈에 바라다 보인다.
한 쪽은 하코네 방향이고 또 한 쪽은 바다가 펼쳐져 있다.
도쿄만을 감싸고 있는 이즈반도도 보인다.
다른 건 둘째 치고 전망 하나만으로도 500엔 값어치를 하는 것 같다.
시계를 보니 남은 시간이 25분이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천수각 층계를 내려가고 또 정문으로 향한다.
오면서 봤던 나무들은 다시 봐도 멋있다.
남은 시간은 15분.
걸어서 역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택시를 탈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서 택시를 택하지만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
커져가는 초조감.
남은 시간 10분이다.
뛰어서 역으로 가야만 할 것 같다.
그 때 마침 택시가 온다.
'오다와라에키'
택시 기사는 외국인의 말을 알아듣고 오다와라역으로 향하는데 이 곳도 도시라고
교통 체증이 있다.
마침내 오다와라역 도착.
택시 요금 700엔.
기사는 아주 천천히 거스름돈을 거슬러 준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계단을 뛰어 대합실에 이른다.
석, 안 두 분 작가님은 마침 자리에서 일어나 매표소로 향하고 있었다.
숨 가쁜 오다와라성 탐방기다.
다행히 약속 시간보다 빨리 숙소인 신주쿠 산초메에 있는 호텔에 도착해
도구치 선생을 만날 수 있었다.
 
202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