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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궁예

by 만선생~ 2024. 1. 25.
 
 
돌려막기용 그림.
전체 화면을 푸른색조에서 회색조로 바꿔봤다.
나이를 먹어가니 총 천연색보다 한 두가지 색깔만 쓰는 게 좋다.
힘도 덜 들고.
마지막으로 글씨를 쓰고 낙관을 그려 넣으니 뭔가 더 있어 보인다.
같은 물건도 어떻게 진열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 보이듯
그림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만약 한국화에 낙관이 없으면 얼마나 심심할까?
낙관은 자신의 그림이라는 걸 알리는 일차적 목표와
함께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화룡점점이다.
어릴 때부터 주류를 벗어나 행동하는 걸 좋아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따라 가고 싶지 않았다.
한 예로 남들이 다 교회를 가니 교회가 가기 싫어졌다.
저 구석진 곳에 이슬람 성원이 있다면 기꺼이 그 곳을 찾아 갈 것이었다.
역사를 읽어도 주류보다는 비주류에 마음이 더 갔다.
이긴 사람보다는 진 사람 편에 서고 싶었다.
궁예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다.
궁예는 포악한 군주의 대명사다.
의심이 많아 가까운 사람들을 수없이 죽였고 토목사업을 
일으켜 백성을 괴롭혔다.
왕건에게 쫓겨나 죽임을 당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궁예에겐 억울한 측면이 많다.
무엇보다 그는 패배자였으므로 자신을 변명할 수가 없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의 아무리 행동이 옳아도 언론이 융단폭격을
가하면 대중은 그 사람을 쓰레기로 여긴다.
삼국사기에 씌여진 내용을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이유다.
한탄강에 가면 구멍이 숭숭 뚫린 돌들이 많다.
화산활동으로 생긴 현상인데 이 같은 사실을 알 길 없는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돌들이 참으로 괴이하다고 했다.

201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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