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국내

광주 송정리 금선사

by 만선생~ 2024. 1. 25.

광주에 내려오면 송정리 사는 한기형네 집에서 신세를 지곤합니다.
그날도 한기형은 동트기 전 출근을 하고 나는 느긋하게 세수와 양치를 한 뒤
밖으로 나왔습니다.
송정공원역 방향으로 걷던 중 솔머리안전마을이란 팻말을 보았습니다.
모르긴해도 송정의 우리말 같았습니다.
조금 더 걸으니 송정공원 입구가 보였습니다.
바쁜 일이 없으므로 길게 이어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 보았습니다.
언덕엔 송정도서관이 있었고 충혼비가 보였습니다.
한말 의병들이 거병을 하였던 장소라고 합니다.
헌데 그 옆에 한자로 나무아미타불이라 써있는 비가 서있었습니다.
충혼비 옆에 왜 이런 비가 있을까?
조금 낯설었습니다.
조합이 맞지 않아서죠.
공원 안으로 좀 더 걸으니 과연 금선사라는 절이 나왔습니다.
헌데 일본식 목조 건물입니다.
군산에 일본식 건물의 절이 있다는 건 알고 있는데
이 곳에서 일본식 건물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팻말을 보니 우리나라 불교의 주류인 조계종이라 합니다.
안쪽으로 조금 더 걷자 이번엔 대웅전이 나옵니다.
역시 일본식 목조 건물입니다.
대웅전 앞에 안내문이 있어 읽어 보았습니다.
1940년대 일제가 지은 일본 신사였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신사 건물이라고도 합니다.
조선의 얼을 짓밟으며 세운 신사는 우리에게 수치심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하기에 해방이되자 모두 허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용케 하나가 살아남아 절로 쓰고 있습니다.
나는 그제야 충혼비 옆에 서있던 비가 이해되었습니다.
황국신민서사라 써있던 걸 지우고 나무아미타불이라 새겨 놓은 것이죠.
하긴 비 자체가 완전 일본식이었습니다.
낯설어 보였던 이유입니다.
일제는 가장 목좋은 곳에 신사를 세웠습니다.
여기 송정이 그러한 곳입니다.
인구가 많고 교통이 좋은.
광주 광역시로 통합되기 전까지는 광산군 송정읍이었습니다.
송정시였던 적도 잠시 있었고요.
광산군 임곡면 천동마을에 살던 윤상원열사의 아버님은 장을 보러 송정리까지
나오곤 했습니다.
윤상원 열사는 장에 가신 아버지가 무엇을 사오실까 궁금해 했었다고 해요.
송정리의 송은 소나무송松자를 쓰고 정은 물가 정, 흙탕물 정 汀자를 씁니다.
솔머리마을과 어떤 관계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대동여지도를 봐도 송정리는 나오지 않네요.
 
2023.1.25 

'여행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야산 1 남연군묘  (0) 2024.03.24
청량리역  (0) 2024.03.24
서울 을지로 중부 시장  (0) 2024.01.25
파주 서호정사 西湖精舍  (2) 2024.01.25
유럽여행을 다녀온 조카  (1) 2024.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