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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서운함

by 만선생~ 2024. 2. 1.
 
 
애써 써준 서평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후배에게 섭섭하다.
최대한 장점을 부각해 썼는데 그게 아닌가보다.
난 당연히 고마워요란 말을 들을 줄 알았더니 핀잔 비슷한 말만 들었다.
무안해진 난 변명 아닌 변명을 하게되고.
살면서 서운한 순간들이 있다.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기뻐해주지 않는 거다.
정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심드렁한 표정을 하고 있으면 내심 당황스럽다.
나의 성취가 달갑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살면서 남에게 축하를 받을 정도의 기쁜 일은 그닥 없었다.
가뭄에 콩나듯 어쩌다 한 번 있을 뿐이다.
그 때 누군가 함께 기뻐해주면 정말 고맙다.
돌아보면 동료들의 성취가 마냥 기뻤던 건 아니다.
시기와 질투로 애써 웃음을 머금고 축하의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특히 금전적으로 힘들 때 더 그렇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동료의 성취를 함께 기뻐해 줄 수 있는 거다.
어쩌면 내가 기쁠 때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들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천성적으로 입에 발린 말을 못하는 성격이거나.
서운함은 내가 기대한만큼 돌아오지않아 생기는 감정이다.
삐지는 것도 이와같다.
잘 삐지는 사람은 기대가 많은 사람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잘 삐지는 사람이 되고싶진 않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기대를 낮추는 거다.
바라건대 어딘가에 내게 서운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풀어주고 싶다.
내가 느꼈던 서운함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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