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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용정 답사

by 만선생~ 2024. 2. 4.

 

 

 
 
 
용정 답사
동료 작가가 체게바라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면서
쿠바와 아르헨티나 답사를 하지 못한 것에 마음이 짠했다.
아무리 작품에 대한 열정이 넘친다 해도 시간과
경비를 들여 그 곳을 다녀오는 것은 쉽지 않다.
답사 비용이 원고료보다 더 클 수도 있다.
만화가는 꿈을 먹고 사는 존재이지만 생활인이기도 하다.
더구나 부양해야하는 가족이 있다면 쉽게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나는 작품의 무대가 되는 곳은 사전 답사를 원칙으로 한다.
"목호의 난"에선 제주도, "진주성"에선 진주, "의병장희순"
에선 춘천, 제천과 만주를 돌았다.
하지만 "친정가는길"은 안타깝게도 작품의 무대가 되는
황해도와 평안도를 가볼 수 없었다.
비록 미완성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친정가는 길"을
읽게된다면 눈씨울을 붉히며 이렇게 말할 것 같다.
"남조선 작가가 이런 작품을 그리다니...
감동 감동 또 감동이오.
이 작품을 보면서 우리가 하나가 되어야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소.
우리를 끊임없이 도발하는 윤석열 도당의 행위는
가당잖으나 원칙은 하나요.
조선 겨례는 결코 둘일 수 없다는"
내가 이런 글을 쓴다고 해서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 역시 북한 체제에 비판적이다.
21세기 3대 세습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가?
백성을 먹여살리지 못하는 세습 왕조는 무너져야 마땅하다.
다만 조건이 하나 있다.
체제를 비판하기 앞서 남과 북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거다.
이를 위한 대 전제가 남북교류다.
개성공단을 다시 가동해야하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어야 한다.
남북간 평화가 안착되어야만 한반도는 번영을 누릴 수 있다.
이건 상식 중 상식이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권은 낡은 세계관으로 끊임없이
북한을 자극하며 당장이라도 전쟁을 벌이겠다는 태도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쟁이 나면 그야말로 한반도는 공멸이다.
무기를 팔아먹는 미국의 군수업자들과
한국을 다시 식민지화 하려는 일본은 어깨춤을 출테다.
그 걸 윤석열과 그 일당만 모르고 있다.
아니 그러기 위해 나선 집단인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의 말과 행동을 보면 일제의 밀정이란 의심이 강하게 든다.
나의 의심이 억울하다면 정책 기조를 과감히 바꾸라.
그럼 의심을 풀고 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
이야기가 산으로 갔다.
다시 돌아와 쓴다.
문익환 목사 만화 스토리를 쓰기 위해 관련도서를 읽고 문익환 목사 생가인
통일의집을 찾았다.
또 교수로 재직했던 한신대를 가보았다.
문제는 문익환 목사의 삶이 시작되는 북간도다.
명동촌과 용정을 가보아야 한다.
하지만 가는 길이 쉽지 않다.
국내라면 언제든 답사를 떠나겠지만 비용과 시간을 들여 다녀오는 것은 무리다.
출판사로부터 받는 원고료가 뻔하다.
페이지도 많지 않다.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
아쉽지만 사진자료와 영상자료를 찾아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헌데 생각해보니 용정을 가보지 않은 게 아니었다.
2019년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를 할 때 성남시 후원으로
연길을 갔었다.
그리고 잠시 용정에 들렀다.
한시간 남짓 용정에 있는 한 서점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 것으로 끝이지만 용정에 발을 디딘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명동촌에 가보진 않았지만 명동촌과 비슷한 북간도 풍경을 많이 보았다.
이제 조금 마음이 놓인다.
용정 답사를 아주 안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문익환 목사 스토리가 아니더라도 기회가 닿으면 다녀오고 싶은 곳이
북간도 명동촌과 용정이다.
그 때는 살짝 발만 내딛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답사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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