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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샤넬 향수

by 만선생~ 2024. 2. 16.
 
작은형이 해외여행을 다녀오며 식구들 선물을 사왔다.
내게도 선물을 하나 주었는데 샤넬향수다.
작은 형수가 그냥 뿌리는게 아니란다.
뿌리는 방법이 있단다.
형수가 시키는대로 향수를 뿌렸다.
향이 나긴하는데 그렇게까지 좋은 줄은 모르겠다.
갖고있는 2~3만원대 향수와 다를 바 없다.
형수 말로는 샤넬 향수의 특징이 향이 오래가고
나는 향을 잘 못맡아도 가까이 있는 사람은 향을 강하게 맡는단다.
그러면서 향을 적당히 잘 뿌려야지 너무 강하게 뿌리면 역효과가 난다는 말을 하였다.
몇년전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쓴 "향수"란 소설을 읽은 적 있다.
향수에 미쳐 살인도 서슴치않는 한 남자 이야기다.
작품 무대는 중세 프랑스 파리.
독일 출신 작가가 파리의 모습을 현미경처럼 자세히 그리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그 소설에 자극을 받아 조선시대 한양의 모습을 마치
현재 살고있는 것처럼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작년 230쪽 분량으로 그린 "약현"과 그동안 그려온 중단편들 대다수가 한양을 무대로 하고 있다.
소망이 있다면 좀 더 많은 독자들이 한양이란 공간을 느꼈으면 하는 거다.
나는 향을 좋아한다.
누군가 좋은 향을 뿌리고 있으면 그 곁에 오래 머물고 싶다.
그게 미모의 여자라면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더 좋은 건 자연에게서 나는 향이다.
나는 "목호의 난"에서 궐내를 함께 거닐고 있는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모습을 그렸다.
궐내에 핀 수수꽃다리 향을 맡으며 고향인 원나라 연경을 그리워하는 공주.
이이러니하게도 얼마뒤 부원배인 기철 일당은
수수꽃다리 향이 가득한 궐내에서 죽는다.
공민왕이 보낸 자객 손에.
자스민향도 수수꽃다리향만큼이나 좋다.
수수꽃다리는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처음 보았는데 꽃이 정말 아름다웠다.
라일락과 구분이 안갈 정도로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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