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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베란다 바깥 풍경

by 만선생~ 2024. 2. 28.

 
 
어제 저녁 베란다에서 바라본 풍경.
자연과 인공 불빛이 어우러져 묘한 감정을 자아낸다.
벅차오르면서 슬프기도 한...
의정부로 이사와 10년째다.
큰 변화가 없는 한 계속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살아갈 것 같다.
소망이 하나 있다.
샷시를 바꾸는 것이다.
유리가 30년 가까이 돼가다보니 투명하지가 않다.
또 전에 살던 사람이 뭘했는지 위쪽에 금이 살짝 가있다.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린다.
문제는 경제력이다.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형편이 없다.
거기다 샷시는 라운딩이 돼있어 일반 샷시보다 값이 두배 이상이다.
층 수도 높다.
샷시를 말하다보니 그 옛날 중국 송나라가 생각난다.
이전 왕조인 후진의 황제 석경당이 거란에게 할양했던 연운 16주를
되찾는 게 송의 숙원 사업이었다.
결국 연운 16주를 되찾긴 커녕 금나라에 중원을 내주고 장강 이남으로
밀려났지만 왕조가 망할 때까지 꿈을 버린 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나의 숙원 사업은 샷시교채다.
연운 16주와 비교할 순 없지만 나름 간절하다.
그래. 올 한해 운이 있다면. 바꿀 수 있겠지.
안그럼 그냥 살아가면 되는 거고.
그렇다고 바깥풍경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소득 수준은 하위 10%지만 전망만큼은 상위 10% 안에 드는 삶을 살고 있다.
그렇게 나를 위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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