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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권샘 꿈을 꾸었다

by 만선생~ 2024. 3. 1.
권샘이 일본 생활 중 그린 그림
 
 
권샘이 세상을 떠난뒤 처음으로 권샘 꿈을 꾸었다.
권샘은 하늘하늘한 흰옷을 입고 있었고
늘 그러하듯 챙이 있는 모자로 햇볕을 가렸다.
권샘은 뜻하지 않게도 매출액 700억 규모의 회사에서 중간 간부로
일을 한다고 하였다.
회사가 하는 일은 좀 생소하다.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어떤 정보를 제공하여 수익을 올린다는 것이다.
또 마침 승진을 하여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있구나 싶었다.
권샘과 나는 월간지 형태의 어느 잡지에 실린 한 화가의 그림을
보았다.
사실과 비구상 사이의 그림으로 잡지 거의 모든 면을 화가의
그림으로 채우고 있었다.
나는 화가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중년의 남자로 양복을 입었으며 난 화가에게 어떤 물감을 쓰는지
물었다.
화가는 친절하게도 물감을 짜보이며 자신이 쓰고 있는 주조색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 사이 권샘은 약국에 간다며 길을 나섰다.
약국은 걸어서 몇백 미터 거리에 있었다.
화가와 대화를 나누던 중 나는 권샘을 놓쳐선 안되겠단 생각이 들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길을 걸었다.
혹 권샘을 만나지 못할까 조바심이 났다.
내 머리속은 온통 흰옷을 입고있는 권샘 모습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잠을 깼다.
비록 꿈이지만 권샘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에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오늘은 권샘과 작업한 "1592 진주성" 3차 교정지를 봐야한다.
작가가 보는 마지막 교정지다.
편집팀장님 말씀에 따르면 4월 5일 책이 출간된다고 한다.
권샘과 책이 나오는 기쁨을 함께 누리지 못하는 게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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