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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

사진찎는 습관

by 만선생~ 2025. 2. 27.

 

사물을 카메라에 담는 버릇을 들이다보니 카메라에 담아내지 않은 사물은 사물이 아닌 것으로
생각될 때가 있다.
내가 어딜 다녀왔는데 그 장소를 카메라에 담아내지 않았다면 그 장소를 다녀온 것이 아니게 되는...
그래서 어느 장소를 다녀왔다 함이란 언제나 폴더를 열어 사진을 꺼내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어느 근사한 풍경을 보았다 치다.
그럼 나는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꺼내든다.
풍경을 육안으로 감상하는 것은 나중 일이다.
어떨 땐 풍경을 육안으로 감상하는 시간보다 렌즈에 담아내는 시간이 훨씬 길다.
그리고 만약 카메라를 잃어버리거나 조작을 잘못하여 다시 사진을 볼 수 없게 된다면 풍경을

보지않은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수학여행을 갔는데 찎은 사진이 없어 수학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것 같은.
이렇게 습관적으로 사진을 찎다보니 컴퓨터 하드는 사진파일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파일을 정리하는데 적지않은 시간을 쓴다.
집안 정리는 엉망 임에도 사진 정리는 비교적 잘돼있어
십년 전 사진을 단 몇분만에 불러올 수 있다.
나아가 어딜 다녀왔는데 사진으로 남긴게 없다면 다녀오지 않은 것이 된다.
사진 중독이다.
사진으로 기록되지 않은 삶은 삶이 아닌 것 같은...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말이 더 와닿기도 하고.
뭐 그렇다는 이야기다.

202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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