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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

산세권에 산다

by 만선생~ 2025. 5. 7.

의정부에 산다하면 사람들이 묻습니다.
사는 곳이 아파트냐?
자가냐?
역에서 몇분 거리냐?
걸어서 25분 쯤요.
25분씩이나...
사람들은 집이 역에서 25분 거리라는 데서  별볼일 없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역세권이 아니니 재산가치가 없다는 거지요.
맞습니다.
거기다 브랜드도 없는 오래된 아파트이니 재산가치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이리 대답합니다.
산세권입니다.
북한산 국립공원인 사패산이 바로 앞에 있거든요
뿐입니까?
도봉산과 북한산을 언제든 갈 수 있습니다.
이만한 곳 찾기가 쉽지 않아요.
어버이날을 맞이한 가족모임에서 의정부 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내려갈
생각이라니까 놀라 묻습니다.
어디?
정해진 건 없는 김제나 순창 아니면 강진 정도요.
그렇게 멀리?
어머니부터 반대를 합니다.
형수들은 정 내려가려면 용인 남사가 좋다며 경기도를 떠나지 말라합니다.
서울에서 멀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뿌리깊이 박혀있는 거지요.
저도 당장 시골로 내려갈 생각은 아니어서 더이상 입을 떼지 않았습니다.
다만 시골로 내려갈 때 절대 가족들과 상의해선 안된다는 거였습니다.
오산에서 의정부로 이사올 때와 마찬가지로 혼자 결행해야지요.
그나저나 돈이 좀 있으면 시골집을 사서 번갈아 생활하면 될텐데 아쉽네요.
원나라와 청나라 황제들처럼 여름궁전을 따로 두고 생활하는 호사는
못누리지만 도시와 시골생활을 병행하면 좋을텐데...
아무튼 저는 산세권에서 살고있습니다.
그리고 역세권에 사는 분들께 미안해요.
저만 좋은 곳에 살고 있어서.
 
20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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