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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 경기 북부

의정부 성당

by 만선생~ 2025. 5. 9.

 

 

 

 
 
부석사 무량수전에 가면 이 건물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가 베어졌을까를
생각한다.
나무가 베이면 나무에 의지해 살던 새들과 벌레들이 삶의 터전을 잃는다.
벌목과정에서 짓밟혀 죽은 생명도 많으리라.
미물조차도 귀히 여기라는 게 부처님 말씀인데 부처의 법을 받든다는 이들이
이를 정면으로 어긴 것이다.
얼마 전 주민센터 가는 길에 의정부 성당을 들렀었다.
코로나로 사람의 출입이 없어서인지 성당은 고요하였다.
신앙은 없지만 성령이 곧 임할 것만 같았다.
안내문을 읽어보니 예전엔 무심결에 지나쳤던 문구가 새삼 눈에 들어온다.
성당의 석재를 양주 독바위산에서 채석해 왔다는 것이다.
의정부에 주둔 중인 미군은 돌을 캐기 위해 산을 폭파하였다.
폭파의 1차 이유가 의정부 성당을 짓기 위해서였는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의정부성당은 미군의 결정적 도움으로 세워졌다는 거다.
이후 민간업자들도 돌을 지속적으로 캐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산이 절개돼 보기에도 안스러운 독바위산.
산정상의 고구려 보루는 문화재다.
의정부 성당 또한 역사성을 인정받아 문화재로 등록되었다.
문화재를 파괴해 문화재가 된 기이한 사례다.
채석 이전 독바위산은 경관이 매우 아름다웠다고 한다.
동네사람들은 고구려보루가 있는지조차 몰랐지만 산을 바라볼 때마다 신령한
기운을 느꼈을테다.
나 역시 바위산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경외의 마음이 든다.
미국을 위시한 서양기독교 세력은 문명과 야만의 두 얼굴로 우리에게 존재한다.
선진과학기술을 전파해준 은인이기도 하지만 전통문화를 파괴하고 무차별로
양민을 학살한 원수다.
분단의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80년대 학생들이 외쳤던 양키 고 홈 이란 구호는 아직도 유효하다
라일락향이 가득한 성당을 거닐며 잠시들었던 상념이다.
 
20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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