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화 단상

역사 만화 고증

by 만선생~ 2025. 5. 10.

원고를 하다보면 잘됐다 싶은 컷들이 있다.
왜군들이 대나무를 베는 이 장면도 그 가운데 하나.
주의사항은 조선낫과 왜낫을 구분하여 그려야 한다는 거다.
기본적 상식이지만 모르는 분들도 많다.
예전 한 선배가 조선시대를 무대로 한 만화를 그리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받은 스토리였다.)
그런데 논농사 중인 백성들이 밀집모자를 쓰고 있는 거다.
"형 밀집모자는 근대 일본에서 건너왔을 걸요?"
"그래?"
선배는 밀집모자를 지우고 맨상투 차림으로 고쳐 그렸다.
그밖에도 고증이 틀린게 몇개 있어 지적해 줬더니 고마워 했다.
선배보다는 좀 낫지만 나역시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래서 간혹 지적을 당하곤 한다.
덕분에 오류를 바로잡는다.
고마운 일이다.
헌데 자신의 지적이 바로잡혔는지 집요하게 파고들며 확인하려는 이들도 있다.
간섭이 과한 거 같아 짜증섞인 반응을 보였더니 친구사이를 바로 끊어버렸다.
헐...
나름 교류가 있던 분인데 반응이 그러니 당황스러웠다.
고증이란 참 어렵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이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설령 그 시대를 살고 있어도 다 아는 건 아니다.
개인의 경험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생활 범위를 벗어나면 감감하다.
또 틀린 줄 알면서도 디자인적 요소를 고려해 그리는 경우도 있다.
조선시대 병사들에게 갑옷을 입혔더니 장졸간 구분이 안되는 거다.
차림이 모두 하얀색이어서 화면이 붕 뜬다.
TV 드라마에서 보던대로 포졸복장을 하였다.
강한 흑백 대비로 장졸간 구분이 확연해지고 붕 떴던 화면이 정리되었다.
퓨전 사극을 지향하지 않는 이상 되도록 고증에 맞춰 그리려 한다.
당시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재현해 내고 싶기도 하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디테일이니.
아무튼 고증은 어렵고 매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겐 지적당할 일 투성이다.

2022.5.10 

'만화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간꾼  (0) 2025.05.18
일본 만화가 이케가미 료이치  (2) 2025.05.17
글을 쓰며 사는 삶  (4) 2025.05.09
무협지 단상  (7) 2025.05.07
평가 (쓰다만 글)  (0)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