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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단상

자존심 그 거

by 만선생~ 2025. 6. 5.

지인에게 만화원고를 검토해달라
부탁했더니 최규석 작가의 "100도씨"를 예로 들며 말하였다.
"여기선 이러한데 당신 작품은 이렇습니다.
이런 점들을 보완하는게 어떠신지요?"
뭐?
심사가 뒤틀린 나는 따지듯 물었다.
왜 많고 많은 작품 중에 하필이면 후배 작가의 작품을 예로 드냐고.
지인은 그게 그렇게 예민한 문제인지 몰랐다며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상대가 도리어 미안해하자 나도 괜찮다 말은 했지만 뭉개진 자존심은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 참의 시간이 흐른 어느날 문득 최규석 만화가 궁금했다.
나는 채 회복되지 않은 자존심을 눌러가며 책장에서 문제의 "100도씨"를 꺼내 들었다.
책장을 넘기기가 겁이 났지만 그래도 보기로 했다.
곧 지인이 예로 든 장면이 나왔다.
아...
이래서 그런 말을 했던 거구나.
최규석 만화는 내가 고민하는 지점보다 한 발더 깊이
들어가 사람의 심리를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후배 작가라도 배울 건 배워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지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 미안합니다"
"괜찮아요. 저도 그렇게 민감한 문제인지 몰랐네요."
지인의 지적이 있은 뒤 원고를 수정했더니 이전 원고완 비교할 수 없이 좋았다.
자존심 그 거.
조금만 누르면 많은 걸 얻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202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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