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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

자기말만 하는 사람들

by 만선생~ 2025. 6. 6.

 
 
 
이따금 밥을 사준다는 사람이 있어 나가보면 한결같이 자기 얘기 뿐이다.
나에 대해선 한마디도 묻지 않는다.
처음엔 한 사람이 살아온 이력을 아는 것도 좋겠다 싶어 얘기를 듣는데 이내 한계가 온다.
이 쯤에서 멈춰줬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적당한 지점에서 말을 끊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도무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보이지 않는다.
'제발 좀 멈추라고요.'
이말이 목끝까지 차오르지만 분위기가 경색될까싶어 꺼내진 못한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이란 랭보의 시가 떠오른다.
이 시간이 내겐 지옥이구나.
아무리 자기 얘기에 고픈 사람도 24시간 떠들 순 없는 노릇이다.
두시간 혹은 그 이상 자기 얘기에 빠져있던 이는 말을 멈추고 이내 계산대로 향한다.
아...
공짜로 밥을 얻어먹은 것이 아니구나.
저 얘길 들어주는 댓가로 밥을 얻어먹은 거였어.
물론 그 이는 자기가 밥을 사줬다 생각하겠지만.
사냥이 끝난 그 이는 자기 얘기가 고프면 또다른 사냥감을 찾아 나설테지.
살아보니 자기말만 하는 사람처럼 민폐를 끼치는 족속도 없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은 불멸의 진리다.
 
202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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