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교 3학년 때는 1,000미터 달리기를 3분 31초에 끊었다.
15명 중 2등으로 골인했고 고등학교에 가서도 2등으로 골인했다.
100미터 달리기는 15초 8로 열명중 8. 9 등을 했다.
순발력은 떨어지만 지구력은 있어 군대에서도 행군을 곧잘했다.
힘든 건 똑같지만 뒤쳐지는 일은 없었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도 이런 신체기능과 무관하지 않을 터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신체기능을 타고났어도 갈고닦지 않으면 소용없다.
달리기가 그렇다.
체중이 자꾸 불다보니 뛴다는 것 자체를 생각 못했다.
건널목을 건너거나 전철을 탈 때만 뛰었다.
숨을 엄청 몰아쉬면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얼마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뛸 때마다 기록을 경신한다.
그제는 1,750미터를 달렸고 어제는 2,000미터를 달렸다.
남들이 들으면 코웃음을 살일이지만 내게는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다.
스톱워치를 보니 1,000미터를 6분 30초에 끊었고
2,000미터를 13분 37초에 끊었다.
경보보다 조금 빠른 셈이다.
지금의 나와 비교하면 중고등학교 시절의 나는 거의 날라다녔다고 볼 수 있다.
하긴 그 때의 나는 한말의 거부 이용익을 동경했었는데
이유는 그의 빠른 발걸음이었다.
소설 임꺽정의 주요인물인 천왕둥이만큼이나 빨랐다.
그 빠른 걸음이 출세의 발판이 될 줄은 까마득히 몰랐을테고...
아무튼 250미터 트랙 한바퀴 도는 것도 버거워하던 내가 여덟바퀴를 돌다니
생각할수록 대견하다.
자기 스스로를 대견해한다는 것.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그 것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싶다.
201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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