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공부가 싫어 중이 되고 싶었다.
공장에서 일해볼까 싶었지만 너무 힘들어 보였다.
기름 범벅인 손으로 하루종일 쇠를 깎고 있을 자신이 없었다.
잘못하면 손까지 잘려나간다는데 아무리 공부가 싫기로서니 그 일을 해야될까 싶었다.
생각해보니 만만한 게 절이었다.
까짓 중 생활 싫어지면 환속하면 되잖은가!
헌데 걸리는 게 있었다.
한문이다.
불경은 모두 한자로 되어있으니 한자를 자유롭게 읽고 쓸 줄 알아야했다.
거기다 불경을 모두 외워야 하니 한문시간에 졸기만 하는
나로선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결국 나는 중이 되는 걸 포기했고 학교를 계속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한 참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 생각하니 내가 중들을 너무 높이
본 게 아닌가 싶다.
한문을 자유자재로 읽고 쓸 줄 아는 중이 몇이나 있을까?
아주 소수라고 생각한다.
설령 한문을 자유자재 구사한들 그 것이 불도를 닦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본질은 그 것이 아니다.
제 이름 석자만 써도 불도를 닦는데 어려움이 없다.
실천이 따르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오늘도 절들은 불사에 여념이 없다.
불도를 닦는 것은 뒷전이고 어떻게 하면 돈을 더 긁어모을 수 있을까 궁리 중이다.
불사는 돈을 더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고즈넉함이 사라진 절.
산에 가면 절부터 들렀는데 절에 가지 않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201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