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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

똥 이야기

by 만선생~ 2025. 6. 8.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갔다가 버려진 책들을 보았다.
대부분 관심밖의 책이었는데 한권의 그림책이 눈에 띄였다.
제목은 "똥벼락."
생각만해도 더러웠다.
냄새가 장난이 아닐 것이다.
내 몸 속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보기가 싫다.
똥은 언제나 최대한 멀리해야하는 것이었다.
어릴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세상은 요지경.
이렇게 싫은 똥을 잘그려 출세한 만화가가 있다.
세계적으로 히트한 "드래곤볼"의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다.
그의 초기작 "닥터슬럼프"엔 무수한 똥들이 등장한다.
성인이 되어 본 이 만화에 나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닥터슬럼프"에 그려진 똥들을 보며 뒤집어진단다.
사계절에서 나왔나?
권정생 선생의 글에 화가 정승각이 그린 "강아지똥"은 오래된 스테디셀러다.
강아지똥을 통해 생명의 순환에 대해 이야기한다.
교과서 삽화를 그릴 때 이 책에 있는 내용을 몇 컷 그리기도 했다.
개똥은 냄새가 덜하다.
그래서 혹 모르고 밟아도 그런가보다하며 지나간다.
하지만 사람똥을 밟으면 신발을 닦고 닦고 또 닦는다.
여간해선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며칠동안 물컹한 느낌이 떠나질 않는다.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이유 궁전에 화장실이 없었단 얘기는 충격이었다.
2층 3층에서 버리는 똥을 막기위해 코발트가 쳐졌고 거리의 똥을 밟지않기 위해
하이힐이 생겼다고 한다.
생각만해도 역겨웠다.
인상파 화가들이 활동했던 프랑스 파리가 정녕 그랬단 말인가?
물론 지금은 다르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파리에 다녀온 작은형이 말했다.
거리마다 개똥 천지라고.
몇년 전 "식물도시 에도"란 책을 재밌게 읽었었다.
이 책엔 에도시대의 분뇨처리 과정에 대해 나오는데 똥들에도 등급이 있었다.
날품팔이 백성의 똥은 하급 상인은 중급 가신들은 중상급 다이묘는 최상급으로
분류되었다.
영양상태가 좋을수록 똥이 기름져 거름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똥은 귀한 대접을 받았다.
남의집에 가 똥을 싸면 야단을 맞았다.
아무리 급해도 자기집으로 와 똥을 싸야했다.
똥은 농작물을 잘 자라게하는 거름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농촌을 가면 분뇨 냄새가 코를 찌른다.
밭에 사람의 것인지 가축의 것인지 모를 똥들을 거름으로 쓰고있기 때문이다.
사귀던 사람은 이 냄새에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도시에서만 자라서인지 못견뎌했다.
한시라도 빨리 그 장소를 벗어나야만 했다.
생육신 가운데 한사람인 김시습은 세상을 조롱하는 방편으로 똥물에 빠졌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똥물에?
그 냄새가 몇백년이 지난 지금 여기까지 나는듯 하다.
아마 똥독에 올라 고생 좀 했을 것이다.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가져온 한권의 그림책!
글씨가 적어 몇분만에 다 읽었다.
 
20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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