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날적이

크리스마스 카드

by 만선생~ 2023. 12. 26.

 
 
열아홉살 때 처음으로 찾아뵈었던 만화가 선생님.
황공하옵게도 선생님께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 주셨네요.
사실 전 크리스마스에 별 의미를 두지않아요.
그냥 일년 365일 가운데 하루일 뿐이죠.
그래서 카드같은 거 만들 생각도없고.
그런데 뜻하지않게 선생님께 이런 카드를 받고보니 이상하게 기분이 들뜹니다.
첫사랑 여인을 생각할 때 가슴이 설레듯 처음으로 만난 안세희 선생님은
제게 그런 존재입니다.
선생님을 뵌지는 정말 오래되었어요.
마지막으로 뵌게 스물 다섯 무렵이니 벌써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선생님을 찾아뵙지 않은 이유는 작가로서 활동이 변변치 않아서입니다.
근래엔 살이 많이 쪄 그렇기도 하고요.
믿기 힘들지만 당시 선생님에게 제가 좀 예뻐보였나봅니다.
재주있단 말도 들었었지요.
하긴 이따금 사람들로부터 귀엽게 생겼단 말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이야 어느 누구도 그런소릴 하지 않겠지만요.
꽃같은 시절은 가고 어느덧 중년이 되었습니다.
아니 머지않아 노년에 접어들겠지요.
1월 21일 선생님을 찾아뵙습니다.
출판기념회를 여는데 참석하는 거지요.
선생님께서 기억하는 예쁜 용연이는 온데간데 없겠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지.
그렇지 않나요?

 

'날적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님  (0) 2023.12.26
파레트 교회  (1) 2023.12.26
청미래덩굴  (1) 2023.12.26
동네 여자들  (1) 2023.12.22
내가 태어난 집  (2) 2023.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