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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이순신의 글쓰기

by 만선생~ 2023. 10. 24.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글을 읽으면 경전에 있는 문구나 유명시인의 싯구를
많이 끌어다 쓴다.
심해지면 자기 글보다 인용한 글이 많아지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선 처음부터 끝까지 고사를 끌어와 논지를 이어간다.
지인 중에 자기가 쓴 책을 내게 준 적이 있는데 책장을 다 덮고 이 걸 저작물로
인정을 해야할지 하지 말아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인용한 글이 자기글 보다도 많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지인의 인간성만은 의심하지 않았다.
일일이 출처를 밝혔으니 말이다.
유명 시인이나 학자의 글을 빌어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모자라지만 나의 글로 말하는 게 좋다.
정말 필요한 경우에 한해 출처를 밝히고 빌려다 쓴다.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높게 평가하는 것은 여느 사대부처럼 유교경전을 끌어다 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 했기 때문이다.
지식인의 허위의식이 없다.
유교경전에 밝지못한 탓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전공인 병서를 끌어오지도 않았다.
얼마전 동생이 난중일기를 재밌게 읽었다고 말해 놀랐다.
일기에 드러나있는 인간적 고뇌가 좋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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