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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풀빛 출판사 나병식 사장님과의 인연

by 만선생~ 2023. 10. 25.

 
며칠 째 <<무등의 빛>>이란 책을 보고있다.
한이직 기념도서관 관장이신 한신원 선생님이
책으로 쓰신 책으로 광주일고 출신 독립운동가들과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이들을 다루고 있다.
송홍 장석천 왕재일 장재성 이기홍 김남주 김태훈 등 이분들의 삶을 읽다 보면 어느새
심장이 뜨거워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분들 가운데 한 분은 나와 직접 만난 사이이기도 하다.
그 분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판결을 받았던 나병식 풀빛출판사 사장님이시다.
1987년 나의 스승 백성민 선생님은 풀빛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만화 장길산을 그리고 계셨다.
출판사에선 선생님께 창고옆 사무실을 작업공간으로 내드렸는데 문하생이었던
나 역시 그곳에서 선생님의 작업을 도왔다.
자연, 날마다 나병식 사장님 얼굴을 보게되고 출판사를 찾는 시인, 소설가들을 보게 되었다.
황석영 황지우 그리고 영화감독인 장선우 등이었다.
풀빛 편집부 출신인 송찬경 형은 훗날 빌리언셀러인 <<메이플스토리>>의 스토리
작가가 되었다.
같은 편집부에서 일하던 이화여대 불문과 출신의 황경희 누나는 남편이 시국사범으로
감방에 가있었는데 남편은 훗날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PC통신 사업을 이끌던 나우누리 문용식 대표다.
출판사에 있으면서 좋았던 것은 창고에 있는 책들을 가져가도 아무 얘기를
안한다는 거였다.
덕분에 김지하 황토, 황지우 나는너다, 박노해 노동의 새벽, 채광석 밧줄을 타며 등
풀빛판화시선과 죽음을넘어시대의 어둠을 넘어, 한국민중사 등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한국민중사가 이적출판물로 명시되어 사장님이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었는데 출소날
출판사 직원들과 함께 서대문 형무소에 가기도 했었다.
사장님이 형무소에 나서며 두부를 먹던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다.
1988년 7월4일이었다.
미국 독립기념일이면서 7.4 남북공동성명이 있던 날.
<<사람됨의 철학>>이란 책이 상,하권으로
출간되었길래 사장님께 사인을 부탁드렸다.
작가가 아닌 출판사 사장이 사인을 하는 경우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민청학련이란 역사적 사건에 이름을 남긴 분께 사인을 받아두면 좋을 거 같았다.
그리고 30여년의 세월이 흘러 <<사람됨의 철학>>을 다시 꺼내보았다.
책 가장자리에 종이가 누렇게 뜨고 있었지만 글씨는 그대로였다.
'사랑하는 '이란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렇다.
조국을 사랑하지 않고 어찌 독립운동을 할 수 있었겠는가!
마찬가지로 조국을 사랑하지 않고 어찌 민주화운동에 나설 수 있었겠는가!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세상은 곧 지옥불구덩이로 변한다.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등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도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그릇된 권력욕만이 그들을 지배하고 있다.
* 나병식 사장님은 2013년 암으로 세상을 뜨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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