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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작업/정가네소사

외할머니 유골에서 나온 금니

by 만선생~ 2024. 8. 22.
 
 
 
저는 작품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지곤합니다.
목호의 난에선 노국공주와 버들아기. 지금 그리고 있는 희순할미에선 윤희순 선생과.
그 뒤론 또 어떤 여인과 사랑에 빠질지 모르지요.
하지만 지금의 사랑이 아무리 뜨거워도 첫사랑의 여인은 잊을 수 없습니다.
외할아버지인 김병옥의 아내이자 제 어머니의 어머니인 오연하.
제 책 정가네소사의 주인공이지요.
어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님 묘를 이장했습니다.
쓰고있는 자리가 좋지않아 몇발자국 아래로 옮겼더라지요.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정몽주의 시처럼 두분의 백골은 이미 흙으로 돌아가 뼈마디가 많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유골을 수습해 염을 해야했지요.
아.. 그런데 뼈마디가 섞인 흙무더기 속에서 빛나는 무엇이 있었습니다.
금이었죠.
외할머님 어금니였던 것입니다.
제에겐 5촌이 되는 외삼촌께서 말씀하시길 당시에 좀 사는 집안이 아니면 금니를 하기가
쉽지않았다더군요.
저는 외할머니의 금니를 챙겨 오산으로 올라와 어머니께 보여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선 한동안 금니를 가슴에 품다가 저에게 돌려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니가 잘 보관해라."
다듬잇돌에 이은 외할머니의 또 다른 유품.
이렇게 저는 첫사랑의 여인을 가슴에 품습니다.
20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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