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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나비 기다려 매화 피랴"

by 만선생~ 2023. 11. 11.

 
모처럼 시집을 한 권 읽었다.
군산에서 교편을 잡고 계신 이소암 시인의 시집이다
제목은 "나비 기다려 매화 피랴".표지가 참 예쁘다.
매화 향이 시집 위로 맴도는 듯하다.
시들을 며칠에 걸쳐 읽었다.
이어 시인의 말과 문학평론가의 글을 읽었다.
마지막으로 책 머리에 있는 서지사항을 읽는다.
출판사 대표가 김초혜라고 돼 있다.
태백산맥을 쓴 조정래 작가의 부인 김초혜
시인인가?
작업실 책장에는 김초혜 시인이 쓴 "사랑굿"이란 시집이 꽂혀있다.
스무두살, 군복무중인 내게 누군가가 자신이 읽고난 뒤 준 책이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 쯤 이성에게 시집을 선물로
받기 마련인데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김동인 소설을 읽으면 평양에 가보고 싶어지듯 이소암 시집을 읽고 나는
군산이란 도시를 가보고 싶어졌다.
시집 곳곳에 군산이란 도시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사실 군산에 가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스무 한 살, 군산에서 학교를 다니는 친구의 자취방에서 하룻밤 잔적이 있다.
녀석은 열혈 운동권이었는데 지금은 소식을 모른다.
잠시 스쳐가는 인연이다.
그리고 몇년 전 동료들과 여수가는 길에 1박 2일로 선유도를 둘러보았다.
옛이름은 고군산도다.
여러 개 섬이 바다에 떠있는데 지금은 다리로 연결돼 하나의 섬이 되었다.
고려도경을 쓴 송나라 사신 서긍이 경유해 간 곳이기도 하다.
나 역시 고향인 김제를 들러 군산을 경유해가곤 한다.
시간에 쫓겨 돌아볼 생각을 못한다.
언제 시간을 내 군산 곳곳을 돌아봐야겠다.
시집을 읽으며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우리말을 시집 전체에 걸쳐 아름답게 잘 빚어놓아서다.
생활 속에서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는 외래어들.
특히 영어는 빠르게 국어를 대신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말은 영영 자취를 잃고 사라질 판이다.
일제 강점기엔 일본어가 우리말을 질식시키더니 지금은 영어에 질식 당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시인들은 정말 고마운 존재다.
정말이지 우리말을 담는 최후의 보루는 시집이 아닐까 싶다.
김남주 시인의 시 '조국'를 베껴 쓴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이 번엔 이소암 시인의 시를 베껴 써본다.
'초대'란 시다.
여기 청암산이란 낮은 산이 나오는데 군산에 있는 낮은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