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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단상

스스로 모델이 되다

by 만선생~ 2023. 11. 27.
장면연출을 위해 모델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상상으론 도저히 그릴 수 없는 포즈 말입니다.
누군가 옆에 있으면 부탁을 하겠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이 없습니다.
궁리 끝에 관리사무소로 내려가 경리주임에게 이런 장면을 그려야하니 이렇게 찍어달라
부탁을 합니다.
스스로 모델이 된 것입니다.
30센티 자를 목에 들이대고 연출을 해요.
그렇게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유홍석선생의 자결 씬을 그립니다.
헌데 사진 속 제 모습이 예전과 많이 다르네요.
염색을 하지 않아 머리는 희끗하고 볼에는 살이 덕지덕지 달라붙었습니다.
흐르는 것은 세월이라.
젊은이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초로의 사내가 쾡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합니다.
우리 나이 쉬흔 둘.
죽지않고 살아 있음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앞으로 얼마동안 살 수 있을지 알 수없지만 살아있는 나날동안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단
다짐을 해봅니다.
허투로 보내기엔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우니까요.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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