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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단상

나는 정말 만화를 그리고 싶은 걸까?

by 만선생~ 2023. 11. 27.
나는 정말 만화를 그리고 싶은 걸까?
어느날 생활 때문에 만화를 잠정적으로 중단한 선배와 나들이를 하였다.
차를 타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선배가 말했다.
"아... 만화 그리고 싶다."
이후 선배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한동안 쉬었다.
내가 동학 공모전이 있으니 한 번 해보는 건 어떠냐 물었다.
역사엔 관심이 없어 하기 힘들다 하였다.
다른 자리에서 후배가 선배에게 말했다.
다양성 만화에 한번 지원해 보는 건 어떠냐고.
선배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다양성 만화에 지원할 수 없음을 말하였다.
가장 큰 이유는 마감이 싫다는 것이었다.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단다.
주류만화에서 활동하지 않는 이상 다양성 만화는 작가로서 도전해볼만한 일이다.
지원금이 나오는데 안하면 바보다.
물론 아무 작품이나 지원을 해주는 건 아니다.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한다.
선배는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픽업을 당한 뒤에야 그림 작가로 작업을 했었다.
스스로 스토리를 쓰고 그린 적이 없다.
아니 딱 한 번 있는데 주위의 평가가 안좋자 작업을 접었다.
이후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도 작업을 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픽업을 하고 또 생활도 되면 작업을 하겠지만 지금은 아무도
픽업을 하지않고 있다.
생활 전선에 내몰린 이유다.
만화를 그리기 위한 필수조건은 스스로 하는 힘이다. 스스로 스토리를 쓰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
주위의 반응이 시원잖아도 밀고 나가야 한다.
그 걸 뚝심이라 한다.
하지만 선배에겐 자가 동력을 일으킬 힘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차 안에서 만화를 그리고 싶다던 말이 내게 그리 절박하게 와닿지 않았다.
아니 만화를 그리고 싶은게 맞나 싶었다.
무언가를 하고싶은 사람이라면 무언가를 할 기회가 왔을 때 해야한다.
선배에게 기회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주어졌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말은 거짓이다.
작가란 뭘까?
스스로 동력을 일으키는 사람이다.
무언가를 만들어 남에게 보여주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돈이 되고 안되고는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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